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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맛집

맛은 최고.....수통골 도덕봉 가든

by 블루베이글 2023. 6. 13.

나이가 들었음을 실감할 때는 급격한 기온 변화에 몸이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몸보신하러 가기 위해 간만에 수통골 도덕봉가든을 찾았다. 수통골 맛집으로 워낙 유명한 곳인지라 새삼스레 소개할 필요는 없을 정도인 곳이다. 십여 년 동안 이곳은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도 아닌, 그렇다고 다시는 안 가고 싶은 곳도 아닌 가끔 몸이 허해지는 것 같아서 서글퍼질 때 한번씩 찾는 곳이다.

틈틈이 맛보았던 오리 훈제의 맛은 여전히 변함없고 손님도 여전히 많았다. 십 년 넘게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맛은 최고이고 사람은 너무 많고 반비례해 직원분들은 다소 불친절하다는 것. 나도 일하는 사람인지라 이제는 많이 이해를 하게 된다. 너무 바쁘다 보면 사람이란 짜증이 나기 마련이지 않겠는가?

신선한 야채를 수북히 얹어 겨자장이랑 함께 나오는 오리훈제는 다양한 밑반찬과 더불어 뭔가 몸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있다는 위안을 갖게 한다. 바쁘다 보면 건성 끼니를 건너뛰게 되고 배고프다 보면 폭식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나이들어 남는 거라곤 만성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 뿐이다.

색깔이 너무 예쁜 오리 훈제와 야채쌈!!!!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손수제비

 이곳에서 어쩌면 오리훈제보다 더 인기있는 메뉴는 오리훈제를 시키면 같이 딸려 나오는 바지락항아리 손수제비일 수도 있겠다. 이곳에서 같이 식사를 한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오리훈제는 두루두루 괜찮은 메뉴인 것에 비해 손수제비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렸다. 바지락의 시원하고 칼칼한 맛에 홀딱 반한 사람들은 와서 손수제비만 먹고 갈 정도였다. 굳이 수통골 까지 와서 수제비만 먹고 간다고 싶었으나.......반면 조미료 맛이 상당히 진한 편이라 별로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하는 지인도 있었다. 처음에는 입맛에 맞지 않아 수제비는 먹는 둥 마는 둥 했는데 근래 들어 상당히 맛있어졌다. 감칠맛과 자연스러운 맛의 중간 어느 지점을 잘 잡아낸 것 같다. 

십년 전에 비하면 가격이 꽤나 올랐지만, 요즘 치솟는 물가나 수통골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상당히 착한 가격이다. 

다만 워낙 손님이 많아 열두시에 도착하면 이미 만석인 경우가 많다는 것과, 어린아이 2명과 성인 1명이 가도 절대 반마리는 주문할 수 없는 살짝 야박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고 가야 할 듯~~

오래 전 수통골이 아직 지금의 관광지처럼 현란하지 않았던 시절부터 꾸준히 한 자리를 지키온 터줏대감의 내공은 나쁘지 않다. 그 옛날 돈이 없어 수통골 계곡에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온 김밥과 음료수만 먹던 시절, 도덕봉가든을 지나치며 꼭 가서 먹어야지 하고 결심했던 식당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그 곳을 지키고 있는 것은 그래도 좋은 일이라 생각하겠다.